Tank boy

매해 건조하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되면 보일러 광고가 TV에 나온다.

근데 지난 몇년간의 광고와 달리 올해 보일러 광고들은 유난히 눈에 띈다.

보일러 업계가 단체로 뭔가 작당을 한 듯하다. 



우리나라 보일러 시장에는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롯데기공 정도가 있다고 보여진다. 

자료가 잘 없지만 추론해보자면, 롯데기공은 아파트 등의 초기물량으로 납품되어 지는것으로 보이고, 그 외에는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가 7:3정도로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다.


보일러는 솔직히 평생에 1-2번 바꿔볼까말까 하는 제품이다. 대부분 건물이 지어질 때 함께 설치 되어버리니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사실 선택권이 없는것이다.


그러니 B2B 영업을 제외하고 봤을 때, 보일러 회사들은 고장이나 노후화 등으로 일생 일대의 선택을 하는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이 왔을 때 자신들의 브랜드가 떠올라야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보일러는 단순히 인지 싸움이 아니다.한번 바꾸면 오랜기간을 쓰기 때문이다. 

그렇기때문에 근거를 어느정도 잡아주어야 한다. Why가 있어야 하는것이다. 


이전까지 보일러 광고의 Why는 콘덴싱을 구태여 설명하는 방법이었다. 

두번타고, 네번타고, S라인 등... 


하지만 올해 보일러 광고의 Why는 '자신감'이다.  

공교롭게도 시장의 두 축인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 모두 자신감을 앞세우고있다.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복잡한 콘덴싱의 기술을 설명하는 것 보다. 자신감있는 한마디가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기억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자신감에는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 신뢰이다.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 모두 카피에 신뢰감이 묵직하게 들어있다. 

게다가 경동나비엔은 모델 전략을 통해 신뢰감에 힘을 보탰다. 아마 적절한 예산내에서 가장 베스트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1.

광고명 : 콘덴싱이 옳았다.

광고주 : 경동 나비엔

대행사 : HS애드

제작사 : APC, 엘리먼트

On-air : 2016.10.1



-COPY-

1988년 대한민국 최초로 콘덴싱을 개발했다

힘들고 외로웠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가스비가 줄었다 

미세먼지를 줄였다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함께 했다

보일러 하나가 이제 모두의 지구를

지킨다


콘덴싱이 옳았다

국가대표 보일러

JINGLE: 경동나비엔




한명씩 모델을 따라오는 장면과 엔딩에서 다같이 숲을 뛰는 장면은 Key Copy를 명쾌하게 뒤받쳐 준다.





2. 

광고명 : 샤워기편

광고주 : 귀뚜라미보일러

대행사 : 제일기획

제작사 : 테레비 필름

On-air : 2016.10.17



-COPY-

샤워하다가 갑자기

찬물 나오는 보일러

다 옛날얘기 아냐?

라고 하신다면

당신의 보일러는 이미 귀뚜라미입니다

온수가 끊기지 않는

귀뚜라미만의 저탕식 기술

보일러는 역시 귀뚜라미




기술력의 이점을 풀어쓰며 '그렇다면 당신의 보일러는 이미 귀뚜라미입니다' 라는 자신감넘치는 카피로 업계 2위가 할 수 있는말을 최대한 자신있게 하고 있다.



3. 

광고명 : 프리미엄 콘덴싱 편

광고주 : 롯데  E&M

대행사 : 

제작사 : 

On-air : 2016.9.19



-COPY-

강력한 심장을 가진 보일러 롯데기공 

프리미엄 콘덴싱 가스보일러


반면 롯데기공의 광고는 형편없다. 마치 연말이면 여기저기 보도 블럭을 갈아 엎는 지자체의 세금낭비 같은 모습이다. 

프리미엄은 왜 나왔고 그 근거는 어디있는지 모르겠다. 


B2B에서 흥하고 있는 롯데에선 구태어 광고를 할 필요 없었겠지만, 

올해는 TV 광고까지 올라왔길래 기대를 해보았다가 실망했다. 


아무튼 오늘은 2016년 보일러 광고 캠페인에대해서 리뷰해보았다. 

생각만 하던 것을 풀어서 글로 쓸려하니 시간이 꽤 걸렸지만, 써보니 재밌다. 앞으로 점점 익숙해 지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