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극단적인가?
작년 5월 <사원이 됐다>라는 사원 회고록을 쓰고나서는 1년이 지나서 쓰는 글이 퇴사를 했다라니 ㅋㅋㅋ
아무튼 퇴사를 했다.
회사와 작별인사는 더러웠고, 다신 만나지말자였다.
아직도 가끔 그 대표의 프로필을 보고 분노 또는 어쩌면 연민(어떻게 저런 괴물 됐을까?)을 느낀다.
이 회사와의 작별에 법적 분쟁이 있었다.
나는 그동안 법을 믿고, 원칙을 따르는 사람이었는데 소송을 준비하며 사법 체계의 아이러니를 겪었고 이걸 받아들이는게 무척 힘들었었다.
초등학교 때 나는 경찰과 공무원은 공명정대함을 지켜주는 사람들이고, 불의의 상황에 빠진 사람을 구해주는 '히어로'라고 배웠다.
하지만 현실의 그들도 '그냥 사람'이었다.
그들은 집단적 매너리즘에 빠져있었고, 그들에게 나는 피해자 이기보다 '수십 수백번씩 반복해야하는 업무 중 하나'일 뿐이었다.
두 명의 공무원을 만났었다.
A 공무원은 나의 합리적 분노에 대해 나를 악성 민원인, 진상 취급을 했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아직도 믿기질 않네)
B 공무원은 연거푸 사과만 할 뿐 해결책을 찾지 못했고, 자신의 인사고과에 불이익을 받지 않게 민원 처리기한 연장에 동의해줄것만 요청했다.
이 지지부진한 싸움에 상처는 깊어졌고 결국 소송을 고려했다.
하지만 여자친구가 문제였다.
소송에 반대했다. 이유는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인데, 내가 '복수'라는 목표로 감정+시간+비용을 소송에 쓴다는것이 싫다고했다.
당시엔 무척 섭섭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썩 틀린 말은 아니다. (그녀는 똑똑해 !)
하지만 이 상처는 앞으로 흉터가 될 것 같다. 제대로 소독하고, 연고 바르고, 치료를 못받아서 흉질것이다.
마침 발목의 흉터가 보인다.
전시회 프로젝트로 연이은 야근을 하다가 사무실 소파에서 쪽잠을 자던 중 난로에 화상을 입은것이다. 그때도 바빠서 제대로 치료를 못받았었네.
결국 가슴 속에도 발목에도 큰 흉터를 하나 얻어 왔네,,
어쨋든
현재는 지금은 그 회사와의 악연이 매듭지어 졌다.
다음번엔 그 이후 이야기를 써봐야 겟다.
1. 작년 여름 SMC&C AP면접에 떨어지자마자, 다른 대행사로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지금까지 다니고 있다.
2. 정말 힘들었다. 10여년 정도 되가는 회사인데, 대표, 직원이고, 프로세스고 맘에드는게 없었다.
그치만 '세상에 맘에 드는게 어딨겠어'하며 해내고 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본래 자기것 보다 더 많이 가졌다'라는 생각으로 버틴다.
3. 그럼에도 노잼이다.
사수는 없고, 의사결정권자는 AE의 기준에서 보기엔 형편없다.
과정에 대한 피드백은 없고 부사수라는 혹만 달고 있다.
납득안가는 지시에다가 심지어 납득시켜줄 사람은 없다. 의견을 구할 사람도 없다.
짜증은 또 왜그리 내는지
4. 워라밸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생각도 했다.
업무방식(과정)에 대한 노하우가 없으니, 퀄리티 없는 노동만 양만 늘어났다. 즉, 업무시간만 길어졌다.
5. 부사수도 참 대단한 친구다.
'노동'만 하는 내가하는 업무 분배가 뭐 얼마나 합리적이고, 맘에 들겠는가.
하지만 그럼에도 잘 해내고 있다.
오히려 그 친구 덕에 내가 버티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나보고 대단하단다 ㅋㅋㅋ
6. 짧은 기간동안 부사장을 2명이나 만났다.
세상 살다보면 기대할 일이 없어져 간다.
7. 엊그제 A교수를 오랜만에 만났다.
그냥 해 ~ 라는 식의 철학. 왜 이렇게 세상 어렵게 살아 라는 조언.
그래 복잡하게 세상 편하게 살자!
아직은 숨죽이며 타이밍을 노리는것이 맞는것 같다.
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으니까! <-부사수 프로필 메시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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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8 출시를 축하하며 아이폰 헌정광고
1.
갤럭시8이 오늘 출시했다. 매우 훌륭했다.
이번엔 정말 달랐다. 배수의 진의 친 삼성의 결의가 느껴졌다.
갤8, 잘될 것 같다.
2.
요즘 광고교육을 듣는데 바쁘다. ㅠㅠ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하나 올려야겠다는 생각에
낮에 떠오른 걸 가지고
해야할 건 안하고 열심히 만든 개인적으로 만든 아이폰 헌정광고를 올리고
이만...총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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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같은 '대박' 드라마와 광고 이야기 (PPL, 간접광고 그리고 협찬)
도깨비가 얼마 전 대박을 쳤다.
케이블 드라마로써는 최초로 시청률 20%돌파 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운 것이다.
카페나 학교 어디서든 여기 저기서 공유이야기였다. 그리고 날씨가 이렇게 세간의 주목을 받은적이 있나 싶었다. 모두 날이 좋아서... 적당해서...라며 날씨 타령이었다.
드라마가 히트치자, 동시에 간접광고와 PPL에 논란을 가져왔다. 오늘은 이 논란에 대한 이슈를 한번 다뤄보고, 추가로 맞춤형 광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PPL
사실 PPL과 간접광고는 같으면서 다른 말이다.
PPL은 다양한 간접적 광고 형태를 모두 총괄하여 말하는 것이다. 간접광고, 협찬, 제작지원 등을 총망라 한다.
동시에 다양한 형태 전체를 지칭하는 말이다. 그 매체가 영화, 웹툰, 게임이 될 수도 있다.
웹툰 속 PPL의 예 (네이버 웹툰, 마음의 소리)
아래. 게임 속 PPL의 예 (넥슨, 카트라이더)
흔히 대부분이 PPL과 간접광고를 혼재하여 사용하는데, 특별히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관은 없다. 하지만 간접광고와 협찬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간접광고
먼저, 간접광고는 미디어랩 등을 통하여 공식적으로 판매되고, 광고 심의를 받게 된다.
자연스러운 노출만으로도 충분히 광고효과가 기대될 때 집행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때 기능이나 속성적인 것을 적시하여서는 안된다.
심의 규정상 모든 상표나 로고는 화면에 적나라하게 노출되어서는 안되는데, 간접광고의 경우는 예외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태양의 후예에서 나온 초코파이가 등장한 장면이 있다.
진지한 전개의 흐름을 방해하는 간접광고로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후에 밝혀진 사실로는 오리온측은 초코파이가 간접광고가 아니었음을 밝혔다.
극중 두 캐릭터, 그리고 남북간 화합을 상징하는 장치로 사용된 것인데, 초코파이가 오랫동안 소구해 왔던 브랜드 이미지가 '정'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나쁘지 않은 간접 광고 사례로 충분할 뻔 했다.
KBS, 논란이 된 태양의후예 초코파이 PPL 장면
영상에서는 초코파이의 상표가 교묘히 가려지는데, 만약 공식 간접 광고였다면 상표가 노출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맛있다는 표현을 적시했기 때문에 논란의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겠다)
제작지원 (협찬)
또한 그리고 이 외에 비공식적인 제작지원 즉, 협찬이라는 것이 있다.
교수님의 말에 따르자면 여의도에 일대에 브로커들이... 포진하고있다고 한다. 이들을 통해 제작사와 컨택시켜주고 제작 협찬을 맺는다고 한다. 음성적인 방법인 것이다.
협찬은 당연히 간접광고 이외의 모든 상표는 노출되어서는 안된다는 규제에 해당되므로, 기능적 표현이 가능하더라도, 상표가 노출되어서는 안된다. 모자이크 처리의 이유가 여기있다.
대신, 방송이 끝날 때 공식 협찬사로 상표와 로고를 고지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좌. TvN미생, 방송이 끝날때 고지되는 공식 협찬사 로고와 상표
우. MBC 라디오스타, 협찬사의 음료제품과 스티커로 가려진 상표(로고)
이상 복잡한 PPL과 간접광고, 제작지원(협찬)의 개념을 한번 살펴보았다.
도깨비의 대박에도 불구하고 나는 도깨비를 보지 않은 사람들 중 하나였는데, 원채 한국 드라마를, 김은숙 작가를 기피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내가 한국 드라마와 김은숙작가에 치를 떠는 이유는 특유의 자극적이고 대중적으로 사랑받을만한 소재만 꾸역 꾸역 집어넣어 짬뽕탕을 만든다는 점.
그리고 시사점을 던진다던가, 새로운 도전은 전혀 없이 기존의 성공요인들에 꾸준히 편승하기만 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드라마이지만 해도 심하다.)
이 점이 내가 중학생 이후 완결까지 본 드라마가 단, 1편인 이유다. 그래도 트렌드를 쫓는다는 광고를 하겠다는 학생인지라, 챙겨보려는 시도를 꾸준히 하는데, 번번히 실패하고야 말았다.
도깨비는 단 1회도 보지 않았지만, 얼마 전 시청률 30%를 돌파한 MBC 태양의 후예의 경우에는 10회 정도를 보다가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나의 한국 드라마에대한 어쭙잖은 평가는 이쯤하고.... 끝으로 태양의 후예를 소재로한 인상깊은 광고를 하나 더 소개하고 포스팅을 마치려 한다.
드라마가 히트 쳤다하면 한류다 뭐다 워낙 대박으로 터지다 보니 새로운 형태의 광고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드라마나 TV프로그램 화면을 그대로 본떠 만드는 푸티지 광고도 있지만 이는 다음번에 한번 소개하도록하고, 오늘은 드라마의 소재를 이용해서 제작한 맞춤 광고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와 같은 광고들은 특히 그 드라마 시간대에 맞춰 미디어 플래닝을하면 크게 효과가 있을 것이고, 드라마가 히트칠 수록 별 노력 없이 막강한 광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먼저 드라마 도깨비를 소재로 한 K7광고이다.
광고명 : 2017 K7 혁신 편 (도깨비 편)
광고주 : 기아자동차
대행사 : 이노션 월드와이드
제작사 : 그림브라더스, ZOO PRO
On-air : 2017.1.19
도깨비 파워를 활용하여 시의 적절하게 온에어하였다는 칭찬을 받고있다. 여러 BGM중에서도 가장 상징적이고 임팩트 있는 BGM을 잘 사용했다.
다음은 태양의 후예를 소재로 한 광고
광고명 : [싼타페(SANTAFE) x 태양의 후예] 유시진의 버킷리스트 편
광고주 : 현대자동차
대행사 : 이노션 월드와이드
제작사 : 프랜잇 프로덕션
On-air : 2016.4.23
마찬가지로 태양의 후예 주인공 유시진을 소재로하여 기존 산타페 광고 캠페인 특별편을 제작하였다.
두 광고 모두 비교적 별다른 노력 없이 대중(드라마 애청자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킬 만한 광고를 제작했다.
K7 광고의 경우에는 도깨비를 시청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불러 일으킬만 했지만, 싼타페 광고는 기존 자체 광고캠페인 까르페디엠의 연장선으로 제작하였기에 태양의후예 미시청자들에게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을것 같다. 하지만 K7광고 보다 시청자들에게 더 긴밀하고 큰 감동을 주었으리라 보인다.
현재는 이러한 형태의 광고가 이노션만의 시도이지만, 앞으로 이러한 형태가 점점 다양해질 것이라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본영화로는 역대 최다 관람객 기록을 세운 너의이름은을 소재로 한 산토리 광고를 소개한다.
앞으로 이러한 형태의 광고나 이러한 이슈에 대해 고민하고 내다 볼 줄 알아야 할 것이다.
모든 광고인의 숙제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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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A교수와 단둘이 술을 먹게 됐다. 어찌 하다보니 여차여차 해서 그렇게 됐다.
졸업했다고 이제 동네아저씨로 입장에서 대할 수 있어서 좋다고했다.
ㅋㅋㅋㅋ 막 학교 욕도하고 그랬다.
A교수는 처음 전화를 받고 상기된 목소리 였다가, 이내 OO곱창이라는 이야기에 실망했다. ㅋㅋㅋ
B교수와 함께 왔었는데 B교수는 몸이 좋지 않아 먼저 들어갔다.
그날 우리는 룰을 정했는데 OO곱창은 술을 취한 상태로 와야 한다는 것이다. ㅋㅋㅋ 1차나 2차는 NO NO다. 술이 꽉 차고 와야 한다.
곱창을 남기고 옮긴 2차에서는 아래와 같은 이야기들을 나누고서는, 나에게 소시지를 하나 사주고서는 갔다.
- 멈출 때를 알아야 한다. 자기 분수를 알고 서야 할 때 서야한다. 어떻게 보면 내가 부산에서 강의하는 것이 이런 이유다.
- 자기 분수에 불복할 것이라면 정말 피나는 노력해서 증명해라. 아니면 꼬리 말고 가만히 있던가. 이도 저도 아니라면 그건 최악.
- 절대 하면 안되는 착각이 자신의 행운을 실력으로 착각하지 말것. 남의 실력을 함부로 행운으로 보지도 말것. 광고업은 상위 20%정도가 되면 차이가 없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인 공평함을 원한다면, 광고말고 고시를 선택할 것. 성적으로 줄세우는 세상에서 가장 공평한 방법을 사용한다.
- 이렇게 못하겠으면? 꼬리 말아라.
- 세상이 불공평한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이 불공평하다.
- 신문을 본다는 것은 그냥 신문을 보는게 아니라 궁금한게 생기는 것. 나도 매일 1시간 본다.
- 당신의 책장은 연륜이 만든 겁니까? : 나이가 많다고 다 그렇던가? 관심인거 같다.
- 서로가 모두 패를 까면 인생이 쉬울텐데...
- 과메기는 꼬아 메달기 때문에 과메기다. 청어나 학꽁치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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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동안 있었던 굵직한 일 두개.
1. 꽤 원하던 회사에 면접을 봤다가 떨어졌고
2. 졸업을 했다.
1. 먼저, 면접 본 이야기부터 하자면, 한 광고대행사 면접을 봤다.
자소서 질문부터가 신선했는데 이런것들을 물어봤다.
1) 내 '인생영화'라고 부를 수 있는 영화를 간단히 소개하고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들려주세요.
2) 가장 좋아하는 광고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광고 온에어 시기, 광고회사, 국내/외 광고 등 어느 것이든 관계 없습니다.
3) 지금껏 들었던 칭찬 중 가장 본인의 가슴을 뛰게 했던 칭찬은 무엇이었나요?
4) 본인이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자랑해주세요
5) 본인이 광고회사의 기획팀 팀장이라면 어떤 신입사원을 뽑고 싶은지 들려주세요.
특별한 스토리를 만들려고 머리를 짜내지 않아도 돼서, 있는 그대로 써서 보냈다. 내심 기대를 하긴 했다.
그리고 발표날 하루종일 똥줄 타고있다가, 저녁 6시가 다되어서야 전화가 왔다.
나 : 여보세요?
회사 : 박건희 학생 되시죠? 여기는 OO입니다.
나 : 아 네! 안녕하세요 (이미 격앙되었던 것 같다.)
회사 : 저희측에 지원서 보내주셨죠? 1차 면접대상자로 선발되셨습니다....그런데 지역이 부산이시네ㅇ...요?
나 : 아! 그런데 문제 없이 준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몇 시까지 가면되나요 ?!!!!!!!
회사 : 풉;;; 아넨ㅋㅋ 그.. 그러면 .....
이런 전개가 있었다. 어지간한 내 다급함에 전화 주신 직원께서 웃음을 참는게 느껴졌다.ㅋㅋㅋ
이튿날 전화주신 담당자분이 안내를 도와주셨는데, 꽤나 전화할 때 당황스러웠다고 말씀해 주셨다.
혹시 기차표나 그런게 없으면 어떡하려고 하나 하셨단다. 이제 생각해보면 조금 부끄럽긴한데 ㅋㅋㅋ 그냥 귀여웠겠지 싶다.
면접 15분전에 도착해서 전화를 드렸더니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잠시만 기달려 달라고했다. 1층 주차장이 추웠지만 사옥구경하고, 미군기지 구경하면서 목을 풀었다.
지하의 면접실 (회사 컨퍼런스 룸 정도 되는거같았다)로 안내받아서 기다렸다. 기다리다 보니 먼저 기획 1팀 팀장님이 먼저오셔서 인사를 했고, 부산에 관한 이야기를 좀 했다.
신도고등학교 이야기와 술은 그럼 시원먹겠네요? 했던 대화가 기억남는다. 부산 출신인것 같았는데 끝내 못 물어봤다.
편하게 해주시려고 배려해주신거 같은데, 아이스 브레이킹의 대화를 꽤 주고 받았던 것같다.
근데 이게 문제였다. 긴장이 풀리자 면접관이 너무 편해진거다. (인상도 좋고 하셔서 ㅠㅠ 이야기 하다 보니 친한 누나처럼 느껴 졌다.)
기획 2팀 팀장님이 오시고 본격적으로 면접이 시작되고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속아 내가 좀 더 계산적이지 못했던 것 같다.
질문의 의도에 맞는 대답을 했었어야 했는데 계속 겉도는 두루뭉술한 대답을 했다.
다음번에는 권익이처럼 좀 더 간절한 마음을 품고 가야겠다.
(그 외에도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가 뭐냐는 질문에 크게 헛다리 짚은 것, 우리 회사에 대해 궁금점이 없냐는 질문을 준비해가지 못한것 등이 감점 요인이었을거다.)
결과는 낙방이다. 첫술에 배 부르랴 하는 생각에 기대는 안하고 있었지만, 탈락 메일을 받고는 씁쓸해서 혼자 집에서 쏘맥을 말아서 '라이드'라는 영화를 봤다. (서핑하고싶었다)
왕복 기차표에 숙박비등 지출이 좀 커서 마음이 아프지만, 경석이와 권익이가 밥을 사줘서 식비는 굳었다. ㅎ_ㅎ
이번 경험이 내 훗날 씨앗이 되겠지라는 생각을 억지로 해본다.
-------
2. 졸업을 했다.
사실 면접에 낙방한 것 때문에 멘붕이 와서 졸업이니 뭐니 아무 것도 하기싫었다.
그러다가 졸업식 당일 아침이 되어서야 정장을 입는데 실감이 났다.
학교에 도착하고 보니, 나와 함께 A가 사전에 준비했던 자축 화환이 위풍당당 서 있었다.
"우리가 졸업을 하다니"
참 ㅋㅋ 진짜 우리가 졸업을 하다니 싶다.
그리고 졸업식 풍경은 참 다채로웠다.
햇수로 7년간 다닌 정든 학교를 떠난다는것에 대한 아쉬움, 사회로 밀려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추억이 잊혀질까 드는 걱정, 출발을 기대하는 설렘 등이 공존했다.
정든 친구들과 더 많이 사진을 찍지 못했다는 것에 아쉬움이 제일 컸다.
그리고 졸업 소감으로 엄마께 감사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첫번째라 분위기 탓에 준비한 말들을 다 하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졸업식 자리를 빌어 전해드린 내 마음과 진심이 엄마의 인생에 오래오래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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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7 - 로미오와 줄리엣
참고로 나는 '애플빠'이다. 지금 타이핑 치고 있는 노트북은 맥북이고, 스마트폰은 물론 아이폰이다. 거기에 애플워치와 에어팟을 사용 중이다.
주변에서 나를 보고 일부에서는 왜 AS도 안좋고, 이쁜 쓰레기라고 불리며, 겨울이면 툭하고 꺼져버리는 성능을 가진 애플을 도대체 왜 쓰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다.
(팩트 폭력이라니... 부들부들...)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팩트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애플이라는 브랜드를 사랑하는 이유는 비단, 제품이나 AS따위에 머물지 않는다. 그런 부류의 이유보다는 애플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원하고, 구매하는 것이다.
애플의 브랜드 이미지를 건재하게 해주는 아이폰 광고는 늘 화재가 된다.
이번 광고도 tvcf.co.kr - '눈에띄는 광고' 꼭지에 소개되고 있다.
광고명 : 로미오와 줄리엣
광고주 : 애플코리아, SKT
대행사 : -
제작사 : -
On-air : 2016.12.21
-COPY-
찍으면 영화 같은 iPhone7
아이폰의 강점인 카메라를 드라마틱하게 소구했다. 아버지가 찍는 아이의 학예회 영상이 마치 영화 한편 같이 찍힌 다는 것.
아이폰의 광고는 늘 이렇게 아이폰을 어떻게 쓰면 좋은지 제시한다.
굳이 제품의 기능적 접근보다 아이폰을 사용하고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주며 드라마틱하게 감성적으로 풀어낸다.
마치 '아이폰은 이렇게 쓰는 겁니다.' 라고 속삭이는 것 같다.
(소나타 광고가 떠오른다. 혹시 아이폰 광고가 Ref였을까?)
덧1.
아이폰 광고 마지막에는 통신사 로고가 늘 나온다. (그래서 광고주가 2개다)
매체비를 애플과 통신사와 분담하기 때문이다.
예전과 같이 KT에서만 아이폰을 쓸 수 있었다면 이러한 광고가 충분히 설득력이 있지만.
현재는 3사가 모두 아이폰을 개통하는 마당에 애플의 광고 막바지에 1초남짓 나오는 통신사 로고가 무슨 효과가 있을까 싶다. 그것도 아무런 차별점 없이 나오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신사들이 아직까지 이렇게 매체비를 분담한다는 것은 애플의 브랜드 파워 때문일까 ?
덧2.
슬OOOOOOO라는 회사에 인턴면접을 보러갔을 때 가장좋아하는 브랜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코카콜라라고 말해버린 나를 생각해본다... (바보다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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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일 그리고 Y 교수
Y 교수.
난 당신을 참 존경한다.
당신이 가진 그 능력이 부럽다.
사람들은 당신을 천재라고 부르지만,
나는 당신의 능력이 천부적 일리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게만 믿어야만 하겠다)
그래서 당신이 삶을 대하는 태도에 그 비결이 있다고 늘 생각해왔다.
그리고 얼마 전 내 생일, 당신과 우연히 한 잔 하게 됐다.
| 1차, 삼겹살집
시끄러운 삼겹살집 안
아무도 들어주지 않던 공허한 노래에 의미를 부여해주던 당신이 있었다.
"이노래 뭐지? ~ 아 에피톤 프로젝트??"
'에피톤 프로젝트'라는 나도 잘 모르는 가수에 대해서 50대인 당신은 제법 알고 있었다.
아마 당신은 노래 듣는것을 꽤 즐기구나 싶었다.
그날 따라 노랫말이 당신을 이 끌었나 보다.
|2차, 호프집
우리만 들어가면 꽉 들이 찰듯한 호프집이 있었다.
빈 가게를 지키던 사장님은 흔쾌히 우리가 원하는 노래를 틀어주겠노라고 했다.
조영남이 자신의 장례식장에서 울리게 해달라고 한 '모란동백'을 가장 먼저 들어보자 했다.
얼마 전 돌아가신 Y교수 당신의 장모를 생각했을까? 아니면...?
잇따라 김광석의 메들리가 시작되었다.
"왜 텅 빈 방안일까, 왜 방이 커진 걸까 그녀와 함께 있던 방이었다는 거잖아~!"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점점 멀어져 간다라니. 하루가 이렇게 멀어져 멀어져 가는 거야,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다잖아~!" (서른즈음에)
당신은 가사 하나 하나 씹어 들었다.
우리는 그날 정말 수 많은 노래를 들었고, 노래에 취했다. 그 대신 우리의 안주는 처음 그대로였다.
그리고 당신은 "이제 015B의 '이젠 안녕'을 듣고 자리를 털면 되겠다"라며 광고인 티를 내는 농담을 던졌다.
다음날 보니 이런 사진도 찍혀져 있었다.
| 집으로가는 31번 버스 안
아무튼,
내생일인 12월 7일, 당신과 한 잔 하면서
당신이 쓰는 카피, 당신의 시선은 이렇게 나오는 걸까?'라는 선물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집 가는 술자리에서 받은 당신에게 받은 문자
생일 축하해, 3분전 - PM11:57
꽤 괜찮았던 26살 생일은 그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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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광고회사 사보에서 퍼온 글
Melchers Travel Agency - Time for a family vacation?
광고 한 편 좀 찍어 보겠다고
날밤을 깐다. 악을 쓴다. 억을 써댄다.
일반에게는 우리는 몰상식한 사람들이다.
기껏 15초, 길어야 30초짜리 찍는데 뭐 그리 바쁜 척이냐는 눈치다.
처음 남편과 연애를 시작했을 때 늘 바쁘다며 약속을 펑크내는 나를 의심했다고 한다.
자기가 싫으면 싫다고 할 것이지. 일 핑계를 대냐며 약이 올랐단다.
그래서 한 달간 매일매일. 그는 퇴근과 동시에 회사 앞 카페에서 나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매일을 한결같이 밤에 퇴근하는 나를 보고서야 빈말이 아니었구나 했단다.
덕분에 노처녀 팔자를 타고난 사주를 용케 뒤엎고 결혼했지만
아직까지도 남편에게 나의 삶은 미스터리다.
"요즘 카메라가 얼마나 좋아졌는데, 그냥 1시간이면 다 찍겠구먼!"하면서
궁시렁~궁시렁~광고회사 다니는 여편네를 둔 자신의 팔자를 저주한다.
아이들에게 바쁜엄마는 익숙한 존재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그런 모습만 봤기 때문에 늘 그러려니 한다.
10시에 와도 일찍 왔다며 반가워하고
몇 달 전부터 잡아놓은 약속이 돌연 취소되어도 뭐 그러려니 한다.
엄마 대신 아빠가 밥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고
유치원이나 학교 행사에 엄마가 안 가도 뭐 그러려니 한다.
이번 겨울 방학에도 나는 양치기 엄마 였다.
일은 왜 항상 몰아서 오는지
늘 하는 아이, 안 하던 아이, Stop된 아이까지 광고를 시작하면서
12월, 휴가와 공동연차가 붙은 그 꿈의 휴일이 모두 날라가 버렸다.
덕분에 아이와의 찬란했던 방학 일정도 함께 날라가 버렸다.
해외 여행의 꿈은 애저녁에 물건너 갔고
아이의 친구 가족들과 떠나기로 약속되어 있던
송어 잡이 여행도 엄마 없는 아이마냥 아빠와 둘만 갔다 왔다.
올해는 꼭 스노우 보드를 가르쳐 주겠다는 엄마의 호언장담은 늘 그렇듯 뻥으로 끝났다.
이번 방학 땐 공부보다 추억을 만들자며
학원 스케줄도 시원하게 뺐는데 구들장 빈둥대는 추억만 늘려줬다.
덕분에 친정 엄마는 아직까지 말 못하고 기저귀 못 뗀 줄때에
방학한 첫째까지 삼시세끼를 해먹이느라
효도관광이나 하며 여유로운 여생을 보내야 할 나이에
딸내미와 함께 덩달아 야근모드로 고생이 늘어졌다.
늘 일을 하다 보면 가족은 이순위로 밀린다.
몇 달 전부터 잡아놓은 가족 스케줄은
전날에 갑자기 생긴 업무 스케줄에 무 자르는 것 보다 쉽게 잘려 나간다.
업무 전화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받으면서
회의 중에 가족 전화는 언제나 <나중에 걸겠습니다>이다.
오늘도 나의 컴퓨터 모니터는 각종 파일로 쓰레기장이다.
일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쑥대밭이 되고
아이들이 해맑게 웃고 있는 바탕화면 위로
파일들이, 문서들로 덮여진다. 가려진다.
Time for a family vacation?
아름다운 와이키키 해변보다,
휘황찬란한 뉴욕의 밤거리 보다,
이 투박하고 멋 없는 여행사 광고가 내게 울림을 주는 이유다.
바둑 만화 <미생>에 이런말이 나온다.
<그래 봤자 바둑! 그래도 바둑!>
우리의 삶도 그런 게 아닐까?
카피 한 줄, 그림 한장에 난리를 쳐도 소비자 눈엔 별 차이 없는,
리모컨으로 휙휙~돌려 버리고 마는 소위 선전.
하지만 우리에게 광고는 15초로 축약된 하나의 우주다.
광고주의 수많은 요구 사항과 복잡한 시장 상황,
집 한 채 값의 제작 비용, 수 많은 사람들의 고민과 노력 끝에 태어난 우주다.
그래서 우리는 야근을 한다.
이 모든 것을 허투루 할 수 없어서
오늘도 답이 없는, 하지만 답을 내야 하는 외로운 싸움을 한다.